자신만의 삶을 만들어가는 다섯 여성과 함께한 아이잗바바 26FW

시간이 쌓여 하나의 태도가 된 여성들의 이야기, ‘HER SIGNATURE’.
아이잗바바가 26FW 시즌, 각자의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쌓아온 다섯 여성과 함께한다.
오랜 선택과 경험으로 완성된 삶의 태도와 가치관을 각자의 방식으로 소화한 컬렉션과 인터뷰에 담아,
자신만의 기준으로 삶을 만들고 그 가치를 나누는 오늘의 럭셔리를 조명한다.
몸과 마음의 결을 살피며, 일상 속 건강한 균형을 제안해온 한의학 박사
한 사람이 오랜 시간 다져 온 ‘시간’과 ‘태도’를 기록한다는 취지가 깊이 와닿았어요.
삶의 품격은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일상을 정갈하게 가꾸고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데서 온다고 믿기에, 제가 걸어온 삶의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어요.
젊은 시절에는 건강을 통증을 덜거나 외적인 아름다움을 가꾸는 일로 여겼다면, 지금은 내 몸과 마음의 신호를 알아차리고 나를 정성스럽게 돌보는 일상의 태도라고 생각해요. 거창한 방법보다 매일의 밥상과 차 한 잔, 바른 호흡처럼 작은 습관을 꾸준히 이어 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은 선친이신 여산 김종수 박사님이에요. “병만 보지 말고, 사람의 마음을 먼저 보는 심의(心醫)가 되어라.”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은 지금까지도 제 삶의 가장 단단한 기준으로 남아 있어요. 진료실에서든 대중과 소통하는 자리에서든, 결국 사람의 마음을 먼저 보려고 해요.
제가 배우고 연구해 온 지식이 누군가의 일상에서 실제로 도움이 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제가 전하는 경험과 지식이 스스로를 건강하게 돌보는 작은 시작이 되고, 그 마음이 다시 곁에 있는 사람을 향한 배려로 이어졌으면 해요.
사람과 소통할 때는 진심을 다하고, 제 본업 앞에서는 늘 겸손하고 싶어요. 활동의 범위가 넓어지고 아무리 바빠지더라도,
제 앞의 한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는 마음과 환자를 마주하는 진료실의 온도만큼은 오래도록 지키고 싶어요.
전통 민화를 바탕으로 오늘의 감각과 이야기를 그려 가는 작가
‘시간이 쌓여 하나의 태도가 되기까지’라는 문장을 보면서 지난 시간을 가만히 돌아보게 되었어요. 무엇을 이루었는지보다 어떤 선택을 해 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사람과 일을 대해 왔는지를 되짚어 본 것 자체가 이번 프로젝트가 제게 남겨 준 의미라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전통을 제대로 배우고 재현하는 것이 중요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옛사람들이 그림에 자신의 바람을 담았듯,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각자의 바람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지금은 전통을 그대로 옮기는 데 그치기보다, 오늘의 마음과 바람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를 더 많이 생각해요.
고등학생 때 처음 민화를 접하며 느꼈던 그 편안함을 오랫동안 잊지 못했어요. 이후 오래 해 오던 일을 잠시 멈추게 되었을 때는 뒤처지는 것 같아 불안했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에 마음 한편에 묻어 두었던 ‘민화를 제대로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을
다시 꺼낼 수 있었어요. 돌이켜 보면 멈춤의 시간이 제 안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 준 것 같아요.
저 역시 누군가의 그림 한 점을 보며 깊은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제 작업도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편안해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요.
제가 받았던 위로와 따뜻한 마음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하는 것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나눔이라고 생각해요.
나이가 들수록 더 부드럽고 온화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도 가능하면 좋은 쪽을 바라보고,
평범한 하루에서도 작은 즐거움을 발견하며 살아가고 싶어요. 사람의 고유한 분위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마음과 태도가 오랜 시간 겹겹이 쌓여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법이니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건넬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익숙한 시선을 다시 바라보며, 사람과 예술 사이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온 전시기획자
‘성과보다 그 사람이 살아온 방식에 귀 기울인다’는 HER SIGNATURE의 이야기에 가장 먼저 마음이 움직였어요. 특히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 자신만의 시간을 살아온 사람의 목소리를 담는다는 점이 좋았고, 저 역시 잘해 온 것만 보여 주기보다 지나온 과정을 있는 그대로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기획자가 세운 계획대로 완성하는 것이 좋은 전시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작가들과 오래 이야기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지금은 완벽하게 짜인 결과보다 서로의 시선을 나누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가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과정이 좋은 전시를 만든다고 믿어요.
기업에서 10여 년을 보내며 안정된 생활에 익숙했지만, 마흔이 되던 해 제가 원하는 삶을 살아 보고 싶어 회사를 그만뒀어요. 세상의 기준에 맞춰 계속 살다가는 정작 제가 원하는 삶을 살아 보지 못할 것 같았거든요.
이후 전시 기획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는 걸 발견하고 유학과 공부를 이어 왔고, 지금은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보다
남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제 속도와 방향으로 걸어가는 일이 더 중요해졌어요.
저는 혼자의 힘보다 함께 만들어 가는 힘을 믿어요.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생각과 전문성을 나눌 때 혼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거든요.
이번 HER SIGNATURE 프로젝트 역시 그런 만남이라고 생각해요.
각자가 지나온 시간을 솔직하게 나누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거든요.
앞으로도 함께할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경험을 통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건네는 일을 계속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대하고, 실제보다 더 완벽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가면을 쓰지 않으려고 해요.
때로는 조금 서툴고 실수하더라도 그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진심을 다하는 사람,
완벽해 보이기보다 진정성 있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람과 세상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 안의 가치와 철학을 더 넓게 전해온 언론인
HER SIGNATURE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마음이 움직였어요. 한 사람만의 시그니처는 수많은 선택과 경험, 때로는 실패와 시행착오가 쌓이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거든요. 저 역시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다시 배우며 제 방식을 만들어 왔기에,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과 태도를 기록한다는 취지에 깊이 공감했어요.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하며 좋은 질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잘 듣는 태도라는 걸 알게 됐죠.
지금은 눈에 띄는 성과보다 그 사람이 오랜 시간 지켜 온 철학과 태도를 먼저 보려고 해요. 세상이 빠르게 변할수록 사람에 대한 진심과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처럼 쉽게 변하지 않는 것에 더 귀 기울이고 싶어요.
돌이켜 보면 저를 가장 많이 성장시킨 건 수많은 도전과 실패였어요.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실패하면 다시 준비하는 과정을 거치며, 부족한 부분을 들여다보고 다시 시작하는 법을 배웠어요. 그래서 저는 실패를 성공의 반대편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저 역시 타고난 자신감으로 여기까지 온 사람이라기보다, 작은 도전을 거치며 조금씩 자신감을 배워 온 사람에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제가 가장 나누고 싶은 건 특별한 성공의 비결이 아니라, 사람은 생각보다 훨씬 많이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에요. 특히 이제 막 자기만의 길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시작하고, 실패하고, 다시 시도하는 과정 자체가 결국 자신만의 이야기가 될 테니까요.
호기심을 잃지 않고, 사람에게 진심을 다하며 계속 배우고 싶어요. 이미 알고 있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역할에도 기꺼이 도전하면서 좋은 사람과 좋은 이야기를 세상에 연결하며 살아가고 싶어요. 시간이 흘렀을 때 제 삶을 돌아보며, ‘내 방식대로 꾸준히 성장해 왔다’고 말할 수 있다면 좋겠어요.
몸의 감각과 유려한 움직임을 탐구하며, 춤을 통해 숨은 가능성을 일깨워 온 무용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제가 지나온 시간을 가만히 되짚어 보았어요. 무용은 오랜 시간 제 삶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어서, 그 시간을 차분히 돌아볼 기회는 많지 않았어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눈에 보이는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어떤 생각과 선택을 해 왔는지 돌아볼 수 있어 뜻깊었어요.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더 정확하고 아름답게 움직일 수 있을지만 고민했어요.
하지만 오래 춤을 추고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같은 동작도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는 걸 알게 됐고, 지금은 잘해 내는 것보다 내 몸을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움직임을 찾아가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용을 그만두려고 했던 시간이 오히려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주었어요. 처음으로 제대로 쉬어 보면서 몸의 긴장이 풀리고 움직임이 좋아지는 경험을 했고, 그때 무조건 더 많이 연습하는 것보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는 걸 배웠어요.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을 마주하며 깨달은 건, 누구에게나 맞는 하나의 방식은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정답을 알려 주기보다, 각자가 자신의 몸에 잘 맞는 방식을 스스로 찾아가도록 돕고 싶어요.
움직임이 조금씩 편안해지고, 자신의 변화를 발견하며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 저 역시 큰 에너지를 받아요.
몸과 움직임을 향한 순수한 호기심을 오래 잃지 않고 싶어요. 무용을 오랫동안 해 왔지만, 몸과 사람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익숙한 방식에 머무르지 않고 언제나 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계속 깊이 배우는 사람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