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변호사는 결국 사람으로 기억된다
굿앤굿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김양희
사람들은 흔히 변호사를 만나면 법과 판결을 떠올린다.
하지만 김양희 대표는 사건보다 먼저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기고 싶다"는 말 뒤에 숨겨진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 의뢰인이 정말 되찾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이해하려고 한다.
좋은 변호사는 결과를 만들지만, 오래 기억되는 변호사는 과정에서 신뢰를 남긴다고 말하는 그녀.
그래서 승소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지키며 이기는지, 법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믿는다.
가장 힘든 순간 누군가의 곁에 선다는 것.
김양희 대표가 생각하는 신뢰의 시작과 오래 기억되는 변호사의 기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의뢰인분들은 처음엔 대부분 "무조건 이기고 싶어요."라고 말씀하세요.(웃음)
그런데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누다 보면 진짜 원하는 건 의외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누군가는 명예를 회복하고 싶고, 누군가는 평범한 일상을 되찾고 싶어 하며, 또 누군가는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를 바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건보다 먼저 '이분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들으려고 합니다.
일상에서 사람을 만날 때도 비슷해요. 말을 듣는 것만큼 눈빛이나 표정, 말투를 자연스럽게 보게 됩니다.
직업병일 수도 있지만, 사람을 쉽게 판단하기보다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하며 알아가는 편입니다.
가장 솔직한 마음은 "잘 해결해드리고 싶다."는 것입니다.
변호사를 찾아오는 분들은 대부분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를 어렵게 꺼내는 분들도 많고요.
저는 그 마음을 모두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시간이 조금은 덜 외롭고, 조금은 덜 두렵도록 곁에서 함께하고 싶습니다.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큼, 긴 시간 마음속에 쌓인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는 것도 변호사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실 두 사람이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좋은 변호사가 결국 오래 기억되는 변호사이고, 다시 찾고 싶은 변호사가 된다고 믿어요.
한 번은 제가 승소한 사건의 상대방이 자신의 지인을 저에게 소개해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정말 저를요?" 싶었죠.(웃음)
그런데 생각해보니 결과보다 사건을 대하는 태도와 전문성을 좋게 봐주셨던 것 같습니다.
실력은 좋은 변호사의 기본입니다.
하지만 오래 기억되는 변호사는 결국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신뢰는 거창한 한 번의 순간보다 작은 약속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뢰인은 결과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을 함께한 변호사도 기억합니다.
연락을 제때 드리는 것, 약속한 기한을 지키는 것, 가능한 것과 어려운 것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들입니다.
하지만 그런 당연함을 꾸준히 지키는 사람이 결국 신뢰를 얻게 된다고 믿습니다.
사건에서 더 좋은 결과를 위해 의뢰인의 사생활을 드러내야 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무엇을 위해 이기려 하는가."
사실 저도 승부욕은 꽤 강한 사람입니다.(웃음)
하지만 이기는 것보다 무엇을 지키며 이기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법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제를 다루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법적인 쟁점만 보기보다 의뢰인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무엇을 가장 두려워하는지까지 함께 이해하려고 합니다.
의뢰인들은 대부분 삶에서 가장 힘든 순간에 변호사를 찾아옵니다.
그래서 저는 사건을 맡는 사람이 아니라, 그 시간을 함께 지나가는 사람이라는 마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경청과 경험입니다.
의외로 중요한 이야기를 "그건 별거 아니에요."라며 지나치는 의뢰인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끝까지 듣고, 계속 질문하려고 합니다.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사건의 방향을 바꿀 결정적인 단서가 뒤늦게 나오는 경우도 적지 않거든요.
그리고 다양한 경험은 그 사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줍니다.
저는 변호사이기 전에 다양한 일을 해봤고, 직접 분쟁을 겪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만큼 사건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좋은 판단은 법조문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 태도에서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저는 강한 사람은 상처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흔들리고 실패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그다음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이 지켜야 할 기준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사람.
저는 그것이 진짜 강함이라고 믿습니다.
저 역시 쉽지 않은 순간들을 지나오며 조금씩 단단해지는 법을 배웠습니다.
강함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회복하는 경험 속에서 만들어지는 힘인 것 같습니다.
20년 뒤에도 저는 여전히 '변호사 김양희'이고 싶습니다.
대표라는 직함은 달라질 수 있지만,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 가장 어려운 순간을 함께하는 변호사라는 이름만큼은 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누군가가 저를 떠올리며 "좋은 변호사였다."라고 기억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그것이 제가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가장 큰 클래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