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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터뷰 Ep1. 전략의 온도

데이터 너머, 취향의 맥락을 읽는 법

2026-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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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너머, 취향을 읽는 눈

바바더닷컴 기획마케팅 총괄 상무 김태은

트렌드가 초 단위로 바뀌는 이커머스 시장의 중심, 바바더닷컴의 나침반을 쥔 김태은 상무를 만났다.
그녀는 숫자로 가득한 데이터 대시보드 대신 대중의 일상이 요동치는 타임라인을 먼저 들여다보는 날카로운 전략가다.
모두가 화려한 기술과 속도에 매몰될 때 엑셀 창을 닫고 ‘고객의 마음’이라는 본질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
가장 트렌디한 세계를 가장 깊은 안목으로 이끄는 그녀의 우아한 통찰력을 기록한다.

Q1. 요즘 상무님 알고리즘은 무엇에 반응하나요?

제 알고리즘엔 사실 패션보다 사람들이 더 많이 뜬다는 거예요.(웃음)
요즘은 사람들이 어떤 관심사에 반응하는지를 유심히 봅니다. 취향은 늘 패션 카테고리 밖에서 먼저 움직이거든요.
예전엔 트렌드를 런웨이에서 읽었다면, 지금은 타임라인에서 읽는 시대 같아요.
결국 마케터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이기 전에, 사람의 일상을 관찰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2. 결국 사람은 어떤 순간에 ‘이 옷을 사고 싶다’고 결심한다고 보세요?

사실 사람들은 옷이 필요해서만 쇼핑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중요한 미팅이 있는 날, 괜히 작아진 기분이 들 때, 혹은 지금의 나를 조금 바꾸고 싶은 날. 대부분의 소비는 감정에서 시작되더라고요.
고객이 스스로를 조금 더 괜찮은 사람처럼 느끼게 만드는 곳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들이 구매하는 건 옷 한 벌보다, 거울 앞에서의 자신감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Q3. 데이터보다 상무님의 ‘직관’이 옳았던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나요?

서비스의 방향을 정할 때였어요.
당시 데이터만 보면 더 대중적이고 볼륨감 있는 플랫폼으로 가는 게 안전해 보였죠.
그런데 저는 오히려 ‘4050 직장인 여성 중심 큐레이션’ 쪽에 확신이 있었어요.
너무 많은 상품과 정보 속에서, 오히려 ‘잘 골라주는 감각’의 가치가 커질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결과적으로 시장도 그 방향으로 움직였고요.
나중에는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플랫폼들이 비슷한 전략을 따라오기 시작했죠.
그럴 때 조금 짜릿해요.(웃음)
아, 우리가 시장의 다음 페이지를 먼저 읽었구나 싶어서.

Q4. 요즘 이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경계하는 건 무엇인가요?

'속도'에만 중독되는 거요.
물론 시장은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속도에만 집중하다 보면 결국 다 비슷해져요.
비슷한 콘텐츠, 비슷한 추천, 비슷한 말들.
저는 오히려 지금 시대엔 얼마나 빨리 가느냐보다, 얼마나 자기만의 기준으로 해석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술은 결국 도구일 뿐이고, 사람에 대한 이해 없이 만들어진 플랫폼은 오래 기억되지 않거든요.

Q5. 지금의 상무님이 신입 김태은에게 DM 하나를 보낸다면 뭐라고 적을 건가요?

'수평적·수직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최대한 많이 쌓아놔'
시간이 지나 보니 차별화된 기획이나 크리에이티브는 결국 경험에서 나오더라고요.
다양한 산업과 사람, 콘텐츠를 넓게 보는 수평적인 경험도 중요하고, 하나를 깊게 파고드는 수직적인 경험도 꼭 필요하고요.
직접 겪은 경험뿐 아니라 스쳐 지나가듯 본 공간이나 사람들의 분위기 같은 것도 다 감각으로 남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쌓여야 시장 흐름을 읽는 힘도 생기고, ‘지금이다’ 싶은 타이밍에 맞는 전략과 전술도 나오는 거죠.
신입 때는 늘 빨리 결과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결국 오래 보고 많이 경험한 사람이 더 멀리 가는 것 같아요.

Q6. 일 잘하는 사람 말고, 그냥 ‘나 자신’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는 뭘 하세요?

일단 비행기 표부터 봅니다.(웃음)
저는 여행 가서 잠깐 ‘김태은 상무’가 아니라 그냥 낯선 동네를 돌아다니는 사람처럼 지내는 시간을 좋아해요.
새로운 공간에서 맛있는 거 먹고, 사람들 구경하고, 조용한 카페에서 멍하니 앉아 있는 그런 아주 평범한 순간들이요.
신기하게도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있어야 오히려 머릿속이 정리되더라고요.
새로운 도시의 공기나 분위기 속에서 ‘다음 시즌엔 이런 무드 재밌겠다’ 같은 아이디어도 자연스럽게 떠오르고요.
결국 제 일도 사람과 라이프스타일을 보는 일이다 보니, 가장 좋은 영감은 늘 일상 밖에서 오는 것 같아요.

Q7.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마케팅’의 기준도 달라졌나요?

확실히 달라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얼마나 많이 알리느냐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얼마나 ‘빠져들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해졌거든요.
요즘 좋은 마케팅은 단순히 제품 정보를 전달하는 걸 넘어서, 유저가 그 브랜드를 보며 상상하고, 좋아하고, 자연스럽게 ‘덕질’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종의 판타지를 만들어주는 거죠. 동시에 그 판타지가 현실과도 연결돼야 오래 갑니다.
단순히 예쁘고 힙한 이미지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래서 이걸 내 일상에서 어떻게 입고 쓰고 즐길 수 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하거든요.
결국 사람들은 제품만 사는 게 아니라, 그 브랜드가 만들어주는 라이프스타일과 감정을 함께 소비한다고 생각합니다.

Q8. 수많은 유행을 지나도 결국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결국 사람은 늘 자신을 사랑하고 싶어 한다는 거요.
패션도, 콘텐츠도, 플랫폼도 계속 변하겠죠.
근데 그 안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감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것 같아요.
‘조금 더 괜찮아 보이고 싶다’, ‘오늘의 나를 좋아하고 싶다’ 같은 마음들이요.
저는 패션이 결국 그 감정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유행은 계속 바뀌어도, 사람의 마음을 오래 들여다보는 브랜드는 결국 남는다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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